주식 매매 일지 - 다시 시작?!
6월 1일에 일지를 쓰고 한 달이 더 지났다.
그동안 일지를 쓰지 않은 이유는 쓸 내용이 없어서 이기도 하지만, 관심을 끄기 위해서 이기도 하다.
어차피 주식은 오를 것이라 생각하고 투자를 시작한 것인데 손절할 게 아니라면,
아무리 관심을 가져도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주식 시장이 좋지 않을 때에는 일단 다른 것에 집중하자.
솔직히 코로나로 인해 재작년부터 상승장만 경험한 나로서는 지금 이렇게 경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이렇게 상승장과 하락장을 다 겪어본 사람들, 흔히 고수들이 하는 말이 그래서 주식은 길게 봐야 한다고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내 생각엔 고수라고 하기보다는, 그냥 기다린 것뿐이다.
주식 투자로 성공한 사람들은 잘 기다린 것뿐, 그다지 남들보다 열심히 공부하거나, 남들보다 무언가 노력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그래서, 더욱더 열심히 주식 시장을 쳐다보느니, 다른 일에 집중하자.
공부를 아무리 해도, 정말 경기 침체가 올지, 우크라이나 전쟁이 언제 끝날지, 인플레이션은 어느 정도에서 끝날지, 환율은 얼마나 오를지 알 수 없다.
정말 전 세계 누구도 알 수 없는 걸 자신만 안다고 하면, 그걸 리포트할 이유도 없고, 그게 뉴스에 나올 리도 없다. 우린 한참 뒤 그 뉴스를 보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의미 없다.
이 세상 누구가 아는 것만 우리도 알고 있으면 된다. 올해 금리가 오르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었다. 그 정도만 알고 있으면 된다.
날고 긴다는 전문가들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 달 안에 끝날 것이라고 예측을 했다. 솔직히 전문가인지도 의문스럽고, 전문가라는 게 필요한지도 의문이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일어났고, 유가며 곡물이며 가격이 좀 오르겠구나... 하는 정도만 알면 된다. 누구나 아는 정보... 얼마까지 오를지, 다시 언제 떨어질지 공부한다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다. 그냥 도박을 하고 싶을 뿐...
여기까지 넋두리...

오랜만에 포트폴리오를 올린다.
이미 수익이 난 종목들은 모조리 팔고 관심을 껐기 때문에, 어느 종목이 어느 정도 손실인지 기억하지 못한다.

6월 동안 매매 일지를 보면 아래와 같다.

현대로템, LG케미컬, WTI 곱버스, 롯데쇼핑, 맥쿼리인프라에서 수익을 내고, 여러 종목들에 물타기를 한 흔적들이 보인다.
수익을 낸 종목들 모두 현재가가 매도 당시 단가보다 한참 떨어져 있다. 예전 같으면 다시 재매수할 시점이다. 하지만, 물려있는 수많은 종목들 때문에 부담이 된다.
이때 가장 힘든 결정이 바로 이것이다. 새로운 종목을 추가할지, 기존 종목에 물타기를 할지...
아주 짜증 나는 해결책이 있다. TV나 유튜브에서 전문가들이 하는 말이다.
보유하는 종목에 믿음이 있다면 물타기를 하고, 아니라면 빨리 팔고 다른 종목을 사라는 것이다.
더 짜증 나는 전문가는 어찌될지 모르니 현금을 보유하란다. 손해 보고 다 팔라고? ㅎㅎ
현금을 가지고 있어 마음이 편한 사람은 주식 투자에는 맞지 않다고 본다.
마음 편한 게 돈보다 더 중요하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건 딱 두 가지, 사람의 마음과 시간이다.
게임의 이름은 유괴 - 히가시노 게이고

자 여기서 말도 안 되는 미래를 예측해 보자.
자, 이 그래프를 보라.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다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월봉 기준으로 RSI 70을 넘긴 94년, 99년, 07년, 11년, 17년, 21년 모두 하락장을 맞이하게 된다.
너무 지저분하니, 깨끗하게 다시 보면 더 잘 보인다.

이 정도면 거의 프로그램처럼 돌아간다고 볼 수도 있겠다.
다만, 다시 올라갈 시점은 랜덤이다.
흔히 말하는 V자 반등을 하는 경우와 횡보를 하는 경우가 섞여있다.
중요한 것은 다시 올라갈 시점을 알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언젠가 RSI가 70이 되는 날은 온다는 것.
나는 내가 가진 회사가 망하지 않을 것을 믿지 않고, 세계 경제가 망하지 않을 것을 믿고 있다.
내 생각엔 전문가라면, 재작년 12월 늦어도 작년 1월 주식을 팔아야 한다고 해야 한다.
그런데 그 당시 뉴스를 보면 참 한심하다.


나는 단기 투자를 목표로 하지만, 시장을 보는 눈은 거시적으로 보고 있어야 함을 깨달았다.
그리고, 주식 관련 뉴스는 되도록 보지 말자.
그래야 억지로 하는 장기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있다.
코스피 기준으로 93년도에 투자해서 지금까지 30년간 보유하고 있으면 150% 정도 수익이다.
거의 망한 수준이다. 적금에 넣고 말지...
아까 언급되었던 94년, 99년, 07년, 11년, 17년, 21년에는 모두 수익 실현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저점 매수를 해야 한다. 그래야 년 5%가 아니라 년 20%는 벌 수 있다.
매매일지라고 해봐야...
매수한 종목에 대한 설명, 그 종목에 대한 전망.
이런 걸 써야 하는데, 어차피 시장이 안 좋아서 당장 오를 주식도 없고...
쓸 내용이 없어서... 더 쓸데없는 내용을 쓴 것 같기도 하다.
올해 에도 선방하는 분들도 계신데, 그분들이 진짜 고수다.
시장 좋을 때 수익 나고, 시장 안 좋을 때 손실 나는 건... 투자가 아니라 적금이다.
마이너스도 가능한 변동 금리의 적금.
내가 지금 적금을 들고 있는 것인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인지 잘 생각해 보아야겠다.
아마도 일지를 쓸 내용이 앞으로도 한동안 없을 것 같아서...
앞서 말했던 주식을 팔아야 할 때, 그 현금으로 어떻게 또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정리해봐야겠다.
주식이 떨어질 땐 머가 오르지?
